세월호 유족 "이태원 참사, 예상·대비 충분히 가능했다"

입력 2022-10-30 15:14   수정 2022-10-30 15:15


세월호 유가족인 '예은 아버지' 유경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태원 압사 사고를 두고 "예상 가능했고, 그래서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던 참사"라고 주장했다. 특히 피해자들을 비판하거나 조롱하는 일부 네티즌들을 향해선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놈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위원장은 30일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끔찍한 일이 또 일어났다"며 "새벽녘 비몽사몽 중 소식 보고선 악몽을 꾸는 줄 알았다. 지금 다시 보니 현실이다. 그리고 악몽보다 더 끔찍한 짓들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유 위원장은 1989년 4월 영국 셰필드의 힐즈버러 스타디움에서 지나치게 많은 관중이 몰려들어 96명이 압사하고 700명이 넘게 다친 참사를 언급하면서 당시 경찰과 언론 등이 사고 책임을 관중들에게 돌렸다고 주장했다.

유 위원장은 "경찰과 언론 그리고 소위 어른이라는 것들은 '훌리건의 난동 때문에 철없는 어린 것들이'라며 참사의 책임을 관중들에게 돌렸다"며 "유가족들은 온갖 폄훼와 조롱을 견디며 숨진 가족의 명예와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싸웠다. 지역의 시민, 언론, 지자체, 법률가와 전문가들도 힘을 보탰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후 영국 법원은 참사의 책임이 경찰에게 있다고 최종 판결했다. 당시 경찰은 경기장 수용 가능 인원을 넘어서는 관중들이 몰렸음에도 이미 만원이 됐음을 알리기는커녕 오히려 출구로 사람들이 들어오도록 문을 열어버렸다"며 "이에 따라 일시에 더 많은 사람이 관중석으로 몰리면서 참사가 일어났다. 이 외에도 안내 잘못, 경기장 구조문제, 미흡하고 늦은 대처 등 여러 잘못이 입증, 인정됐다"고 부연했다.

유 위원장은 "핼러윈 파티에 간 당신, 당신 자녀의 잘못이 아니다. '죽어도 싼' 일은 더욱더 아니다"라며 "예상 가능했고 그래서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던 참사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의 책임은 무한대"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우리 자녀들, 가족들의 희생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것들이야말로 정신 나간 것들, 철없는 것들"이라며 "정부의 책임뿐만 아니라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놈들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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